연봉제의 이해


연봉제의 정의


연봉제란 개개인의 능력, 실적, 공헌도에 대한 평가를 통해 연단위의 계약에 의해 임금액이 결정되는 능력중시형 임금지급 제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연봉제는 임금지급형태의 일종이면서 동시에 능력주의 임금체계의 일환이다.

즉, 연단위로 임금을 산정한다는 점에서는 시급제, 월급제와 같은 임금지급 형태이지만 업무수행능력의 평가를 기반으로 하여 결정된다는 점에서는 직능급과 같은 능력주의 임금체계이다. 기존의 연공서열형 임금체계하에서는 매년 정기승급이 이루어져 성과에 관계없이 임금상승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연봉제 하에서는 '개인의 업적과 능력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하여 매년 임급의 변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월급제와는 어떻게 다른가


월급제와 비교하여 보면 주로 정기승급의 유무, 금액결정 기준의 점에서 구분할 수 있다. 월급제 임금의 경우 연령, 근속의 증가에 따라 기본급 증가, 직능급의 호봉승급 등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나, 연봉제 임금은 개인의 업적에 따른 대가 및 기업의 이익배분으로서의 성격이 높고, 매년 변경이 본질적이기 때문에 정기승급은 없으며 결과적으로 임금삭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월급제 임금은 주로 생계비 대응의 측면에서 연령, 근속, 가족상황 등의 연공적 요소를 중심으로 결정되나, 연봉제는 그와는 관련 없이 업적을 중심으로 결정되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월급제는 연공주의적 임금체계의 임금형태이며 연봉제는 성과주의적 임금형태라는 데서 오는 특성이라 하겠다.

연봉제의 도입배경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직장에서의 연공서열이 중시되어 임금관리가 매우 경직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즉, 능력이나 성과와는 관계없이 연령, 학력 그리고 근속년수에 따라서 임금이 기계적으로 결정되어 왔는데, 이는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동양적 사고가 임금관리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종전의 임금제도는 직무의 내용이나 질과는 상관없이 운영되어 왔으며 직장에서 얼마의 기간 동안 일을 했는가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기준이 되어왔다. 반면에 직무중심의 연봉제는 연령이나 서열과는 관계없이 직원 각자의 성과 정도에 따라 임금이 결정된다.

우리나라에서 연봉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배경은 넓게는 세계화, 개방화로 인한 무한경쟁 시대의 경영환경 변화와 기존 임금체계간의 부조화에 기인한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력감축과 함께 임금체계를 개선함으로써 경쟁력강화를 꾀하고 있는데, 이름 위해 연봉제가 구조조정의 실행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즉, 연봉제를 도입하여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꾀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파악된다.

능력주의 임금체계로의 이행
오랫동안의 관행으로 이어져 온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급속한 기업환경 변화와 경쟁사회에 대처하기 위해 능력주의 임금체계로 이행되고 있다. 개별근로자의 능력이나 업적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음으로써 기업조직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

개인적 동기의 충족
신세대 노동자들은 집단적이기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동기부여 방법에 있어서도 지금까지는 노동조합을 통한 전체적인 임금인상률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개인의 임금을 각자의 능력과 성과에 맞게 조정해 주는 것이 임금의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 필요성이 높아졌다.

노동시장 유연화 및 횡단화
정년제까지 고용하는 종신고용형 임금체계에서는 지금까지의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인상 방식'인 연공서열형 체계가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변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젊은층 및 전문가들에게 있어 한 기업에서 장기간 근속한다는 의식이 이제는 그다지 높지 않으며 노동시장이 횡단화되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현재의 능력, 업적에 알맞은 대우를 요구하게 되므로 능력을 반영하는 새로운 임금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국내외적 환경변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능력위주, 성과위주의 인력관리가 절실한데 이는 기존의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로는 이루기 어려운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노동자들의 연령과 근속연수가 높아짐에 따라 연공급 임금체계 사업장들은 자본의 부담을 느낀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고임금-저성장 체제로의 전환
과거 저임금-고성장 체제에서 고임금-저성장 체제로 전환되면서 기업의 성장도 정체되고 승진적체, 고령화 등에 대응하는 새로운 인사노무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즉, 기업은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고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종업원의 의욕과 능력을 극대화하여 기업을 발전시키는 수단으로서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연봉제의 장점


경영자가 연봉제를 선호하는 것은 그것이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잇는 획기적인 임금관리 모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무엇보다 변동급으로서 임금체계에 탄력성(임금의 개별화와 유연화)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임금이 모든 성원에게 균등하게 배분된다고 하면 조직성원이 열심히 일하려 하는 동기부여를 기대할 수 없게 되며, 따라서 그 조직의 발전은 정체되거나 도태된다는 것이다.

개별평가에 의한 성과급이다.
임금의 결정에 있어 직무급은 종업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특성에 따라, 연공급은 종업원의 연령, 성별, 근속연수 등 개인적이 속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반면, 성과급은 종업원이 수행한 성과의 결과에 의해 임금이 결정된다. 연봉제는 단체협약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 대 회사간의 개별계약에 의해 이루어지며, 집단으로 발생한 성과에 의해 결정되는 집단성과 배분제도와 달리 개인별 성과에 기초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성과 외 능력이나 공헌도도 포함된다. 또한 개인이 받는 연봉총액의 결정은 일정기간 관찰된 성과(혹은 능력)에 기초한 평가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변동급이 특징이다.

동기유발과 업무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연봉제는 미래의 성과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는 동기부여형 임금체계이다. 따라서 능력과 실적이 임금과 직결되어 노력한 만큼 대가가 따른다는 기대감을 제공하는 임금체계이므로 철저한 능력주의, 실적주의로 종업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의욕을 북돋운다. 또한 연봉제는 자신의 능력과 업적이 곧 임금으로 귀결된다는 생각 때문에 저마다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고자 하며 이로써 업무 목표달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수한 인재의 확보가 가능하다.
연봉제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알맞은 관리자, 전문직 종사자, 특수기능 보유자 등 필요한 우수 인재의 확보가 가능하다. 능력과 성과에 따라서 보수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에 능력위주의 인사기용이 용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금관리가 용이하게 된다.
복잡한 임금보수 체계 하에서 총액산출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단순화된 보수체계를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연봉제를 도입하면 복잡한 임금체계의 간소화로 임금구조를 단순화시켜 임금 관리가 용이해지므로 임금관리의 효율성, 효과성이 증대된다.

연봉제의 단점


아직은 도입 초입단계이기 때문에 연봉제 도입과 둘러싼 노사간의 마찰과 이해부족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연봉제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과연 얼마나 공평하고 정확하게 한 개인의 업적을 평가할 수 있느냐이다. 결국은 주관적인 평가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남는다. 또 하나는 노동력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개별 협상을 기반으로 한 임금체계는 단체교섭의 힘을 무너뜨리고 결국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노동에 대한 자본의 착취를 은폐시킨다.
흔히 연봉제는 능력과 업적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임금제도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자본과 언론에서 연봉제를 홍보할 때 주로 쓰는 논리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에 대한 대가가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지불된다는 것은 당초 불가능한 일이며 이는 자본의 노동에 대한 착취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산관계 하에선 가능한 일이다. 자본과 언론은 일부 억대의 연봉 노동자를 소개하면서 마치 연봉제가 실시되면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는 모두가 고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처럼 환상을 불러일으키지만, 이는 노동자들의 경쟁을 조직화하여 보다 많은 착취를 이루어내기 위한 이데올로기 공세에 불과하다.

다수의 노동자, 특히 중고령 장기근속자의 임금을 삭감시킨다.
연봉제는 소수정예주의를 강화하여 소수의 노동자에게는 과밀노동을 통한 고객의 임금과 자리를 보장해주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주변화시키게 된다. 연봉제 하에서 소수의 고액 연봉자는 다수의 소액 연봉자의 희생이 있어야만 탄생할 수 있다. 연봉제가 도입되면 특히 중고령 장기근속자의 경우 심각한 임금삭감의 위협에 처해지게 될 수 있다.

임금체계의 조작을 통해 노동강도를 강화시킨다.
중요한 것은 임금체계가 연공급이든, 능력위주의 연봉제든 노동자에게 지불할 임금의 총액은 대부분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자본은 이미 정해진 총 인건비를 가지고 임금체계를 조작함으로서 잉여노동의 정도를 심화시킨다. 기업에 대한 기여도가 많은 노동자가 더 많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내세워 노동자들 사이에 경쟁을 일으킴으로써 잉여노동이 착취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터를 황폐화시키고 노동자들을 개별화시켜 직장내의 화합을 깨고 구성원간의 경쟁을 유발하여 노동자를 파괴한다.
개인의 업적과 능력에 대한 평가에 기초하여 연봉이 결정되고 또한 연봉협상도 사용자와 1대1로 진행됨에 따라 옆에서 일하는 동료의 임금이 얼마인지 알 수 없으며 오로지 상사와 개인의 수직적 관계만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개별화는 개인으로 하여금 회사를 위하여 최대한의 노동력을 지출하도록 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단기적인 업적이 중시되고 장기적인 것에 소홀해져 조직력과 팀웍이 강조되는 일에는 부정적으로 작용 할 수밖에 없다. 연봉제는 개별성과급으로서 집단 내 구성원간의 경쟁을 부추겨 조직구성원과의 화합과 협력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불완전한 평가제도
즉, 인사고과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있어 노동자의 동의를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노동자간의 갈등과 부조화를 초래한다. 연봉제 시행의 성패는 다른 무엇보다도 평가에 있다. 평가는 최종적으로 사람이 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고 보고 배우고 느낀 테두리 안에서 타인을 평가할 뿐이다. 따라서 타인의 능력이나 태도에 대한 평가는 고과자의 경험과 세계관, 사고나 감정이 개입되게 마련이다. 현재 어떠한 개인이나 단체도 이러한 인사고과의 주관성을 해결할 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이것이 인사고과의 가장 큰 맹점 중의 하나이다.

임금교섭을 해체하거나 노동자의 지위를 약화시키고,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킨다.
연봉제 도입을 통해서 사용자들은 '효율적인' 임금체계로의 전환을 도모한다. '효율적인' 임금체계란 무엇인가? 동일한 인건비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임금체계이다. 즉,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노동자에게는 고임금을 적용하고,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노동자에게는 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양자 모두에게 공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자에 속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모두 합하면, 얼마든지 인건비 규모의 조절이 가능하다. 누가 효율적인가의 판단 기준을 조절함에 따라서 총 인건비 규모는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회사가 연봉제를 실시하면서 개인별 임금을 비밀로 하면 노조의 임금 협상이 연봉제 대상자에게는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연봉제가 도입될 경우 이와 같이 노사간의 임금 교섭은 기존의 자본과 노동의 집단적이고 대등한 교섭에서 상·하간의 수직적이고도 개별적인 교섭으로 변화된다. 이로써 노동자의 지위는 약화되고 노동자의 임금 교섭력은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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